단맛이 죄는 아니지만, 문제는 '설탕 중독'
요즘 "당 끊기 챌린지", "노 슈거 라이프" 같은 단어가 익숙해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설탕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나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오후 3시만 되면 단 게 땡기고, 밥을 먹고 나서도 디저트를 찾는 내 모습에 놀랐어요. 이건 단순한 입맛이 아니라, '습관'을 넘어선 '중독'이더라고요.
설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교묘하게 음식에 숨어 있습니다. 심지어 '저지방'이라고 적힌 요거트에도 다량의 설탕이 들어 있을 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섭취하는 당분이 우리의 혈당을 반복적으로 급등락시키며 피로, 식욕 폭발, 심지어 우울감까지 유발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설탕을 줄이기 위해 대체 감미료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두 가지가 바로 스테비아와 에리스리톨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감미료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고, 어떤 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1. 스테비아 – 식물에서 온 강력한 단맛
스테비아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입니다. 설탕보다 150~300배나 더 강한 단맛을 내지만,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으며 칼로리도 없습니다. 그래서 당뇨환자나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스테비아의 가장 큰 장점은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선택지입니다. 또한 항산화 성분이 있어 항염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스테비아는 쓴맛 혹은 약간의 감초맛이 함께 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맛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인위적이고 거슬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일부 스테비아 제품은 가공 과정에서 다른 감미료가 섞인 혼합형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 선택 시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에리스리톨 – 자연 발효로 만든 무칼로리 당알코올
에리스리톨은 과일이나 발효 식품에 소량 존재하는 당알코올의 일종입니다. 주로 옥수수나 전분에서 자연 발효를 통해 얻으며, 설탕보다 단맛은 약하지만 칼로리는 거의 0에 가까운 감미료입니다. 설탕의 약 70~80% 정도의 단맛을 내고, 맛도 상당히 유사해서 실제 조리나 베이킹에 쓰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에리스리톨은 다른 당알코올(말티톨, 소르비톨 등)보다 소화기관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아 설사나 가스 생성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혈당이나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안전한 선택지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에리스리톨 역시 과다 섭취 시 복부 팽만감이나 가벼운 소화 불편을 느낄 수 있으며, 반려동물 특히 개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성분이므로 가정 내 보관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최근 몇몇 연구에서 에리스리톨이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 부분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3. 어떤 감미료를 선택해야 할까?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 정답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테비아와 에리스리톨 중 어느 하나가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건강 상태, 식습관, 그리고 맛의 기호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 혹은 혈당 조절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스테비아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단맛이 강해 소량만으로도 충분하고, 혈당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니까요.
조리나 베이킹에 활용하고 싶거나, 설탕과 유사한 맛을 원한다면 에리스리톨이 더 실용적입니다. 단맛은 조금 약하지만, 맛이 훨씬 자연스럽고 사용하기 쉽습니다.
또는 두 감미료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시판 제품 중에는 스테비아 + 에리스리톨 혼합 감미료도 꽤 많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두 감미료 모두 설탕보다는 훨씬 건강한 선택지이며, 설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점입니다.
중요한 건 '끊는' 것이 아니라 '대체하는' 것
설탕을 끊는 건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해온 식습관, 그리고 뇌의 보상 시스템과 싸우는 일이죠. 단 음식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은 일시적인 쾌감을 주지만, 반복적으로 찾게 만들고 결국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하게 만듭니다. 이는 마치 카페인 중독이나 니코틴 중독과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에 무작정 “이제부터 설탕 안 먹어야지!”라고 선언하는 건 현실적으로 오래 가지 않아요. 오히려 '줄이되, 대체하는' 방식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하고 스트레스를 덜 수 있습니다. 이때 감미료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습관 전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스테비아와 에리스리톨 같은 천연 감미료를 활용하면, 단맛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채우면서도 건강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마시던 라떼에 넣는 시럽 대신 에리스리톨을 한 스푼 넣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혹은, 저녁 식사 후 꼭 찾던 디저트를 스테비아로 만든 홈메이드 요거트로 바꿔보는 거죠. 그렇게 하나하나 대체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보다 덜 단 것도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것입니다. 설탕을 완벽히 끊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어제보다는 한 스푼 덜 넣었어", "오늘은 단 커피 대신 무가당 커피를 마셔봤어" 같은 작고 구체적인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작은 승리들이 모여 나중에는 큰 변화가 됩니다.
또 하나 팁을 드리자면, 감미료를 사용하더라도 입맛 자체를 조금씩 낮추는 훈련도 병행하면 좋습니다. 감미료도 지나치면 단맛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결국 더 달아야 만족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처음엔 스테비아 1스푼이 필요했다면, 한 달 뒤에는 반 스푼만 넣어도 만족할 수 있도록 점차 줄여보세요.
당 줄이기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전환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감미료는 '포기'가 아닌 '선택'의 도구가 되어줍니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나의 속도로. 오늘부터 내 입안의 단맛을 다시 정의해보는 건 어떨까요?
설탕 없이도 삶은 충분히 달콤할 수 있으니까요.